4월 1일 구독자분들과 만나는 커피챗, 선착순 50명이니 놓치지 마세요! 안녕하세요, 우태영입니다.
지난 주말, 저는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 캠퍼스에서 휴가를 보냈어요. 쉴 틈 없이 달려오다가 갑작스레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잠깐의 여유가 생긴 주말을 틈타 뉴욕에서 런던으로 날아갔었죠. 런던에서 약 한 시간 반 거리에 있는 옥스퍼드로 이동해 휴가 중 대부분의 시간을 그곳에서 보냈는데, 새로운 사람도 만나고 아이디어도 얻을 수 있는 좋은 시간을 보내고 돌아왔어요. 집으로 돌아온 후 어떻게 해야 다시 영국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생각한 걸 보니 좋긴 좋았던 것 같네요.ㅎㅎ 영국과 관련된 이야기는 잠시 후에 전해드릴게요.
제가 한국을 방문할 때마다 구독자분들과 만나는 자리를 만들려고 노력하는데, 2주 후에 잠깐 출장차 방문하게 됐습니다! 4월 1일 토요일 오후 3시, 역삼역 6번 출구 앞 '제네베라 스페이스'에서 두 번째 커피챗(coffee chat)을 진행하려 합니다. 작년 10월에 참석하신 분들께서 와주신 동일한 공간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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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커피챗에 참석해 주시는 분들께 저의 영국 방문 이야기를 포함해서 올해 초에 겪었던 일들, 그리고 가을에 출간 예정인 저의 첫 책에 대해서도 살짝 공유해 볼까 해요 :) 새해의 4분의 1이 지난 시점에서 올해 이루고 싶은 목표에 잘 다가가고 있는지, 세상을 보는 시야를 넓히고자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저와 함께 편하게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고자 합니다.
4월의 첫날, 첫 토요일을 함께 하실 분들은 위에 버튼을 눌러서 신청해 주세요! 선착순 50명만 참석 가능하니 늦기 전에 신청하세요!
커피챗에 대한 공지는 여기까지 하고, 본격적으로 이번 뉴스레터 본문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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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스퍼드에서 만난 특별한 서점, 독서율에 대한 고민
휴가차 영국으로 넘어간 저는, 옥스퍼드 대학교 캠퍼스와 주변 동네를 많이 걸어 다녔어요. 수백 년의 역사를 담은 건물들과 그 안을 드나드는 세계 최고의 석학들, 그 공간에서 얻은 기운을 담아 글을 써보려고 노력했어요. 자연스럽게 캠퍼스 근처 서점들도 방문하긴 했지만, 전혀 계획하지 않고 우연히 만난 한 서점이 가장 인상 깊었어요. 사람들이 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 한 버스 정거장 바로 뒤에 "북스탑"이라는 작은 서점이 있었는데, "모든 책이 5파운드 이하"라는 사인을 보고 무언가에 홀린 듯 서점 안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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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책이 전부 약 7,800원 이하라니! 당연히 중고서적을 판매하는 서점일 거라 추정하고 서점 안으로 들어갔어요. 절대 큰 규모는 아니지만 여러 사람들이 들어가 책을 보고 구매할 수 있는 공간을 가진 이 서점을 아무리 둘러봐도 중고서적 재판매의 흔적을 볼 수 없어서 깜짝 놀랐어요. 심지어 얼마 전에 미국 서점의 신간 매대에서 봤던 책도 몇 권 있더라고요. 지하 1층에도 공간이 있어서 계단으로 내려가봤는데, 문 앞 표지판처럼 5파운드를 넘어가는 책은 없었어요. 책을 출간하고 서점과의 수익관계를 조금이나마 아는 사람으로서, 저는 과연 이 서점이 어떻게 유지될 수 있을지 너무 궁금하더라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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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고객들이 결제를 끝내고 서점에 아무도 없었을 때, 계산대 앞에 서있는 직원에게 다가가 도대체 어떻게 이 서점이 5파운드 이하로 책을 판매하면서 유지될 수 있냐고 물어봤어요. 직원은 밝게 웃으며 출판사들이 서점에 보내지 않은, 창고에 남아있는 재고를 저렴한 가격에 구매해 판매를 한다고 하더라고요. 바로 앞에 버스 정거장이 있어서 사람들이 버스를 기다리다 잠깐 들어와 책을 보고, 정가에 구매하기는 부담스러웠겠지만 5파운드 이하의 가격으로 책을 구매하며 고객들이 기분 좋게 버스를 타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된다고도 설명했어요.
그새 새로 들어온 고객이 계산하기 위해 제 옆에 서있는 모습을 보고 저는 감사하다는 말을 건네며 다시 서점 안으로 다시 들어갔어요. 저 또한 정가로 구매하기에는 부담스러웠을 책 두 권을 골라 다시 계산대로 걸어갔고, 책을 내려놓으며 "책이 그리 오래된 책도 아니네요"라고 말했어요. 그러니 직원이 그렇다며, 방금 출간된 신간은 아닐지라도 오래되지 않은 최신 도서도 많이 들어온다고 알려줬어요. 결제를 하고 책을 건네받은 후 서점을 나와 거리를 걸었는데, 이런 서점의 존재감과 영향에 대해 생각하게 됐어요.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출판업계는 줄어가는 독자층, 책보다 디지털 콘텐츠를 더 많이 소비하는 세대에 대해 한탄하죠. 하지만 과연 출판업계가 얼마나 독서를 위한 접근성을 키우는 고민과 노력을 했을까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한국에서도 서너 권의 책을 사도 5만 원이 훌쩍 넘는 비용이 드는데, 이 비용을 줄일 수 있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쉽게 책을 구매하고 독서율이 증가하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업계 구조와 시장의 현상을 나열하며 의미 없는 고민이라 할 수 있지만, 어딘가에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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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와 🇮🇷이란 관계에 🇨🇳중국이 왜 껴?
지난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1년이 지난 시점에 중국이 갑자기 "우크라이나 위기의 정치적 해결에 관한 중국 입장"이라는 문건을 제시해서 국제사회가 의야해 했는데요. 러시아와 서방국가 사이에 줄타기를 시도한 중국이 발표한 그 문건에 담긴 12개항은 결국 러시아에게만 이득이 된다는 판단에 서방국가들에게 외면받았죠. 하지만 며칠 전 중국의 중재로 중동의 숙적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이 외교 관계를 회복하기로 했다고 발표되자 국제 사회가 술렁이기 시작했어요.
이슬람 수니(Suni)파인 사우디가 2016년 자국의 시아(Shia)파 지도자 사형을 집행했을 때, 이란의 강경 시아파 세력이 이를 문제 삼고 이란 내의 사우디 공관 두 곳을 공격했어요. 이 사건을 계기로 양국은 국교를 단절했었고, 약 2년 전부터 이라크와 오만 등 다른 아랍 국가들의 중재로 관계 개선을 위한 협상을 진행했었는데요. 두 아랍 국가의 단절된 외교 관계를 회복한 것은 다른 중동 국가가 아닌 중국이었어요. 두 나라의 대화와 최종 합의 또한 중국의 수도 베이징에서 진행됐고요. 사우디와 이란은 두 달 이내 각국의 대사관과 공관을 열기로 합의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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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이란 관계 회복을 중재한 중국. 각 국가의 협상 대표가 함께 찍은 사진. 📸: Reuter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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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주목해야 하는 것은 단언컨대 중국의 역할. 중국은 이번 중재를 통해 자신들이 미국과 동등한 세계적인 리더 국가라는 이미지를 심어주고, 미국의 군사적 그리고 외교적 개입을 반기지 않던 중동 국가들에게 새로운 협력자가 되어줬다는 의미도 있어요. 우크라이나에서 일어나는 전쟁에 집중하던 미국이 중동에서의 영향력을 놓친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지만,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중동 국가들의 관계가 나아질수록 모두가 좋아질 것"이라고 말하며 이번 합의에 대한 중국의 역할을 평가절하했어요.
이번 합의의 주인공인 사우디와 이란. 합의를 통해 이라크, 레바논, 시리아, 그리고 예멘에서의 충돌을 완화시킬 수 있다는 기대. 그 합의를 중재한 중국. 중국의 커지는 영향력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패권국 미국. 이번 합의와 미국의 부재에 대해 걱정하는 이스라엘. 이 모든 것을 지켜보는 러시아. 그리고 그 속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고민하는 한국과 다른 국가들. 뉴스 헤드라인 한 줄에 얼마나 복잡하게 국제관계가 얽혀있는지 체감할 수 있는 소식인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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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져가는 한 나라의 대표 교통수단
구독자분들 중 필리핀 여행 다녀오신 분 계실까요? 저는 오래전 가족 여행으로 세부를 방문했던 기억이 있는데, 리조트에서만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면서 시내에 들어가지 않아서 현지의 생활을 제대로 경험하지 못했던 아쉬움이 있어요. 그래서 필리핀 대중교통에 대한 뉴스를 보고 관심을 가졌는데, 필리핀 관광부 공식 홈페이지에 게시된 교통수단 중 첫 번째로 소개돼있는 지프니(Jeepney)가 곧 사라질 예정이라는 소식이었어요.
지프니는 세계 2차 대전이 끝나고 1950년대에 미군이 남겨놓은 지프(Jeep)를 개조해 거의 버스처럼 15~25명이 탑승할 수 있는 차량인데요. 지프니 운전사들이 택시처럼 운행하며 승객의 관심을 끌기 위해 외관을 화려하게 장식하기 시작했고, 오랜 시간이 지나며 필리핀 대중문화의 일부분으로 자리 잡았어요. 지하철 요금이 부담되는 저소득층이 이 지프니를 많이 사용하기에 서민들에게는 아주 중요한 교통수단이 되었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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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관광부 공식 홈페이지에 교통수단 1번으로 소개돼있는 지프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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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2017년 두테르테 전 대통령이 마닐라의 나쁜 공기질과 교통체증을 개선하겠다는 취지로 '대중교통 현대화 프로그램'을 발표하면서 더 비싼 미니버스로 지프니를 대체하는 계획을 추진했어요. 필리핀 정부가 지프니 운전사들에게 약 5,500만 원의 비용을 지불하고 새로운 미니버스를 구매하도록 유도하고 있는데, 현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도 이 계획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어요. 물론 이 지프니가 생계 수단이 된 수많은 운전사들과 그의 가족들은 반대하고 나섰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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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5년 미군이 사용한 지프. 📸: Frank Fila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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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사들은 주행 한 번에 평균 300원 정도인 지프니는 하루 평균 10만 원도 벌기 어렵기에, 5천만 원이 넘는 새 미니버스를 대출받아 구입하는 것도 엄청난 부담이라고 주장했어요. 정비공 같은 운송업 종사자들과 지프니 운전사들이 모여 필리핀 수도 마닐라 중심에서 시위를 진행했는데, 정부는 이 시위로 인해 학교를 휴강하고 기업들에게 원격근무를 제안할 정도로 대중교통이 큰 영향을 받았어요. 지난 화요일, 정부는 업계 대표단에게 이번 프로그램의 시행을 연기하겠다고 설명했어요.
환경에 좋지 않고 더 진화해야 하는 산업에 생계가 달려있는 사람들이 많을 때, 정부가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옳은지 고민하게 되는 소식이었어요. 다음에 필리핀을 방문할 때 직접 타보고 더 생각해 보고 싶기도 하고요. 여러분은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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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이 입장표가 되는 세상, 그 정보는 어디로 갈까?
버튼을 누르지 않고 그저 바라보고만 있어도 얼굴을 인식하고 문이 열리는 상황. 공상과학소설에서나 접할만한 이야기가 이제 우리에게는 아무렇지 않은 일상이 되었죠. 핸드폰 열람으로 익숙해진 얼굴인식 기술이 이제는 공항, 운동경기장, 그리고 박람회에서도 종종 접할 수 있게 되었어요. 아마 많은 분들이 공항에서 출입국 기록을 위해 여권을 스캔한 후 문이 열리면 들어가서 카메라를 보고 사진 촬영을 하는 경험을 해보셨을 텐데, 이제는 비행기 탑승을 위해 탑승권 대신 얼굴인식 시스템을 도입하기 시작한 공항들이 생기고 있다고 해요.
얼굴인식이란, 얼굴에 대한 지도를 만드는 것이라고 해요. 이마에서 턱까지의 거리, 눈 사이의 거리 등 얼굴의 지도를 만든 후 그 수치를 생체 인식 토큰 (biometric token)이라는 코드로 암호화하는 과정이죠. 모든 사람들의 얼굴 형태가 다르기 때문에 얼굴인식 기술이 가능한데, 과연 이 데이터는 어디로 가는 건지 궁금하더라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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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이나 탑승권을 제시하지 않고 얼굴인식 만으로 비행기 탑승 가능한 시대. 📸: Jim Watso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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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얼굴이 당신의 티켓이다: 섬뜩한 편리함"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낸 월스트리트저널에는 얼굴인식 데이터를 저장하는 공연업계 회사가 팔리거나 전략을 바꾸면서 사용자가 동의한 것과 완전히 다른 목적을 가진 회사로 바뀔 수 있다는 가설을 소개했어요. 한 회사가 실제로 페이스북, 링크드인 등 SNS를 통해 수집한 사람들의 얼굴 사진을 분석해 그들의 생체 인식 데이터를 판매한 사례도 있었기에, 나의 얼굴 데이터가 어디로 넘어갈지 완벽하게 알 수는 없다고도 설명했어요.
영국 서리대학교 기계지능학과의 조지프 키틀러 교수는 생체 정보 사용에 동의하기에 앞서 데이터를 수집하는 목적, 서비스가 더 이상 필요 없게 되면 얼굴 이미지가 어떻게 되는지, 그리고 데이터가 어떻게 삭제되는지를 찾아보라고 권했어요. 온라인상에서 살아가며 필수로 "동의"를 눌러야 하는 경우가 너무 많지만, 얼굴인식 기술을 사용하는 기업들에 가입하기 전에 한 번이라도 관련된 내용을 읽어보는 것이 어떨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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