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덕분에 더 편리한 삶을 살고 있지만, 마냥 편하게 모든 것을 받아들이면 안 되는 이유. 안녕하세요, 우태영입니다.
드디어 날씨가 조금식 따뜻해지는 것 같아 반가운데, 오늘은 전국적으로 비가 내린다고 하네요.
역대 최대 피해, 최장기로 기록되는 경북 울진 산불이 오늘 오전 진화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이 비가 조금 더 빨리 왔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3월의 시작은 잘 보내고 계시나요? 지난 9일, 한국은 제20대 대통령을 선출하기 위해 선거를 진행했죠. 대한민국 대통령 선거 역사상 최초로 개표 진행 99%를 넘긴 후에 당선이 확정되었는데, 많은 분들이 늦은 새벽 시간까지 기다리며 개표 결과를 지켜보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다가오는 5월 10일 취임 후 5년 동안 대통령직을 수행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더 나은 미래를 향해 대한민국을 잘 이끌어가시길 기대합니다.
이번 뉴스레터는 대선 투표 현장의 사진으로 시작합니다. 우리 모두가 참여하지 않으면 민주주의도 없습니다. 앞으로 규모와 상관없이 투표로 우리의 대리인을 뽑을 수 있는 여러 기관에 대한 선거에도 꾸준히 많은 관심을 갖고 참여하는 사회가 되길 바랍니다.
📸: SBS |
|
|
저처럼 애플 제품을 많이 사용하시거나 IT 기기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애플(Apple)이 작년에 출시한 ‘에어태그(Airtag)’에 대해 들어보셨을 텐데요. 분실물 추적 장치인 에어태그는 우리가 일상 속에서 쉽게 잃어버릴 수 있는 물건들에 걸어두거나 넣어두고 아이폰 앱으로 쉽게 위치를 파악할 수 있게 해서,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얻고 있죠. 하지만 39,000원에 판매되는 이 간편한 제품이 스토킹을 위해 사용되고 있는 사례들이 발견되어서 우려를 사고 있어요. |
|
|
2021년 4월 30일 애플이 공개한 에어태그(Airtag). 📸: 6ABC |
|
|
뉴욕타임스는 에어태그가 처음 출시된 후 수개월 동안 사람들이 틱톡,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SNS에 자신의 가방이나 차에서 구매한 적 없는 에어태그를 발견했다는 사연을 올린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전했어요. 미국과 캐나다의 몇몇 지역 경찰서에서는 자동차 도난 계획을 위해 범퍼에 에어태그를 숨겨 위치를 추적하는 사건들이 신고되었다고 전하기도 했어요.
올해 2월, 애플은 ‘에어태그와 원치 않는 추적에 대한 업데이트’ 라는 글을 올리며 모든 에어태그는 고유의 번호를 갖고 있고, 고유 애플 ID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이 정보를 활용해 범죄자를 찾고 검거하도록 돕겠다고 발표했어요. 그리고 올해 안에 모르는 에어태그의 위치를 더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추적과 알림 기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공유했어요. 하지만 애플의 기능은 아이폰 사용자들만 사용할 수 있기에, 구글과 삼성 등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판매하는 회사들과도 협업해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어요.
여러분은 혹시 에어태그를 사용하고 계시나요? 모든 기술이 완벽할 수는 없지만, 프라이버시가 더더욱 중요해지는 요즘이라 이 문제에 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게 되는 것 같네요. 편리함을 위해 우리가 무엇을 놓치고 있는지, 무엇을 조심해야 하는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
|
|
1월 26일, 북한이 올해 다섯 번째 미사일을 실험발사한 지 하루가 지난 후 어디선가 발생된 디도스(DDoS) 공격 때문에 북한 전역의 인터넷망이 마비되었어요. 북한의 공식 정부 포털사이트와 주요 기관 사이트들에 접속이 안 됐고, 이 해킹을 발견한 전문가들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반대하는 어느 국가 차원의 조직적인 공격일 거라고 예상했었어요. 하지만 미국 IT 전문 언론사 ‘와이어드(WIRED)’는 이 공격이 한 남자의 소행이란 사실을 공개했어요. |
|
|
‘P4x’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이 해커는 작년 1월, 서방 국가들의 안보 전문가들을 상대로 그들의 기술을 빼앗으려 했던 북한 스파이 조직에게 공격을 받았었어요. 그는 직접적인 해킹 피해를 보지는 않았지만, 해외 국가가 한 개인인 자신을 목표로 해킹을 시도했는데 미국 정부가 정부 차원에서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아서 답답했다고 설명했어요. 정부가 자신을 보호해 주지 않는다는 생각에, P4x는 개인으로서 직접 보복을 하기로 결심했다고 해요.
“우리를 공격한다면, 그들도 공격을 피하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을 확실하게 알려주고 싶었다”라며 P4x는 북한 인터넷 서버에 많은 양의 접속 시도를 한 번에 보내는 디도스(Distributed Denial of Service, DDoS) 공격을 실행했다고 밝혔어요. 실제로 P4x가 해킹을 실행한 당시에 웹사이트 모니터링 서비스인 핑덤(Pingdom) 자료를 확인해 보니 북한이 갖고 있던 대부분의 웹사이트가 접속 불가 상태였다고 해요.
물론 북한에서 해외 인터넷망과 연결된 인터넷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극히 일부이기에 북한에 실질적인 영향을 주지는 못했지만, P4x는 이제부터 북한 내부 시스템에 대한 해킹도 실행하며 정보를 빼앗고 전문가들에게 공유하겠다는 포부를 공유했어요. 그는 이 활동을 통해 북한 당국에게뿐만 아니라, 북한 스파이 조직의 해킹 시도에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은 미국 정부에게도 메시지를 던지고 싶다고 설명했어요.
이 해커가 미국 정부와 상의하지 않고 실행한 이 해킹은 과연 옳은 선택이었을까요? 국가 차원으로 진행되는 해킹 사건들이 더 많이 일어나고 있는 요즘, 국가와 개인은 어떻게 대응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더 깊이 고민하고 논의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 WIRED |
|
|
암호화폐, 이제는 정말 모르면 안 된다는 느낌 |
|
|
지난주, 뉴욕 최대 중고서점인 ‘스트랜드 북스토어(Strand Bookstore)’에서 진행된 북토크 행사에 다녀왔어요. 너무나 오랜만에 오프라인 행사를 참석하는 거라 그 자체만으로도 신기했는데, 이번 행사는 제가 우연히 트위터를 통해 접하게 된 한 기자가 쓴 책에 대한 행사였어요.
세계 최초 메이저 언론사의 ‘암호화폐 담당 기자’로 알려진 한국계 미국인 ‘로라 신(Laura Shin)’의 신간 <The Cryptopians> 출간 기념행사였는데, 요즘 가장 핫한 블록체인 플랫폼이자 통화인 ‘이더리움(Ethereum)’의 탄생과 성장 이야기를 담은 책을 소개하는 자리였어요. 저는 개인적으로 이 분야를 제대로 공부하지 못해서, 이 책을 시작으로 배경지식을 쌓아야겠다 생각하고 행사에 참석했어요. |
|
|
직접 촬영한 사진. 토크를 듣고 기다려서 책 싸인을 받는 경험도 정말 오랜만에 했네요. |
|
|
자리에 앉아 저자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주변에 앉아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암호화폐를 적극적으로 구매하거나 투자를 하지 않더라도 이제는 최소한의 기본 지식은 갖고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순간 머리속을 스쳐 지나갔어요. 물론 국내에서도 메타버스, NFT 등 “웹 3.0”에 대한 콘셉트를 다루는 책도 많이 나오고 다양한 매체를 통해 소식을 접할 수 있지만, 아마 저를 포함한 대다수의 분들이 용어가 익숙한 정도이고 정확히 어떻게 이런 콘셉트들이 탄생했고, 어떻게 성장했고, 지금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고, 앞으로 어떤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해 제대로 모르고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얼마 전 미국의 유명 토크쇼인 ‘레이트 쇼(Late Show)’에 마이클 맥폴 전 러시아 주재 미국 대사가 출연해 던진 한 마디가 저에게 너무나 큰 인상을 남겼어요. 맥폴 대사는 “혁명은 일어나기 전에는 불가능해 보이지만 일어난 후에는 불가피해 보인다”라고 말했는데요. 물론 지금 현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된 대화를 주고받다 나온 말이지만, 저는 이 말이 국가 차원의 혁명뿐만 아니라 기술적, 사회적, 제도적 혁신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지금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바뀔 세상이 나중에 되돌아보면 불가피해 보일 거란 생각이 요즘 더 많이 드는 것 같아요. |
|
|
2월은 저의 신간 출간 때문에 특별히 더 바쁜 시간을 보내고, 감사하게도 많은 분께서 책을 사랑해 주셔서 3월까지도 본업과 책 관련 일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그새 뉴스레터 구독자 수도 증가해서 더 좋은 글을 쓰려고 하는데, 여러분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내용에 대한 의견도 좋고, 제가 다루었으면 하는 주제 혹은 저에게 궁금하신 것을 질문해 주시면 제가 앞으로 뉴스레터를 작성할 때 최대한 많이 반영하도록 하겠습니다.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