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꽃가루뿐만 아니라 그를 타고 다니는 바이러스도 걱정해야..? 안녕하세요, 우태영입니다.
바로 어제, 지구상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군주제 국가인 영국에서 70년 만에 대관식이 열렸죠. 1953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대관식 이후 처음 진행된 그의 아들 찰스 3세의 대관식은 런던의 중심지인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약 2시간 가량 진행됐고, 찰스 3세는 어제부로 영국 국왕으로 공식 즉위했어요. 그가 쓴 왕관은 1661년 찰스 2세가 처음 사용한 순금 왕관이고, 그가 앉은 의자는 1300년대 초반에 만들어져 지금까지 총 26명의 군주가 그 의자에 앉아 대관식을 치렀다고 하네요.
영국의 경제적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특히 젊은 시민들이 군주제를 반대한다며 거리에 나와 시위도 진행했는데,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저는 개인적으로 전통의 힘을 높이 평가하고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이번 대관식이 전통을 이어가며 어려운 세상을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어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요. 한국에서는 어떻게 보셨는지 궁금하네요.
이제 5월이 시작됐네요! 지난 며칠동안 많은 비가 내렸지만, 이제 여름 날씨가 본격적으로 찾아오지 않을까 생각해요. 여러분은 이번 여름에 어떤 계획을 갖고 계시나요? 저는 여름에 한 번 한국을 방문해야 해서 일정을 조율하고 있는데, 여름에도 여러분을 만날 수 있는 자리를 만들려고 해요. 날짜와 시간 등이 정해진다면 곧 공지할게요! 그럼 바로 뉴스레터 본문으로 들어가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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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쩍 많아진 꽃가루, 이젠 바이러스도 타고 다닌다
이번 뉴스레터의 첫 번째 소식은 해외 소식이 아니라 국내 소식인데요, 많은 분들께서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꽃가루 때문에 고생하실 거라 생각해 가져왔습니다. 저도 꽃가루 때문에 봄이 시작되면 알레르기약을 찾게 되는데, 이제는 꽃가루뿐만 아니라 그를 타고 다니는 바이러스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왔다고 하네요.
MBC 김민욱 기자의 "지구한바퀴" 코너에서 꽃가루와 호흡기 질환의 상관관계를 취재했는데, 기후 변화로 꽃가루가 발생되는 시기도 앞당겨지고 기간도 길어지고 있다고 해요. 한양대의료원 자료에 의하면, 1998년에는 꽃가루가 3월 5일경에 발생하기 시작하고 94일 동안 지속됐다면, 2019년에는 2월 15일경에 발생하고 140일 동안 지속됐다고 하네요. 아무래도 지구의 기온이 오르고 기후가 비정상적으로 일찍 따듯해지면서 꽃가루 발생 시기가 앞당겨진 거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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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뮌헨공과대학교 (Technical University of Munich) 교수들이 주요 연구진이었던 한 발표에서는, 세계 31개국에서 조사한 결과 공기 중 꽃가루 농도가 높을수록 코로나19 감염률이 증가한다는 논문도 발표했어요. 이 연구를 통해 연구원들은 인구 밀도와 관계없이 꽃가루의 효과가 강하게 입증되었다고 공개했어요. 실제로 다른 2017년 한 연구에서는 꽃가루 안에 HIV, C형 간염, 에볼라, 뎅기, 지카 바이러스가 확인됐다고 해요. 꽃가루로 인해 면역력이 떨어지는데, 그 순간에 바이러스가 쉽게 침투할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지는 거죠.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 5일, 코로나19 비상사태 해제를 전격 발표했어요. 이로 인해 한국 정부도 위기 대응 단계를 더 내릴 예정인데, 이제는 코로나도 조심하지만 꽃가루를 위해서라도 야외에서 꾸준히 마스크를 착용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 같네요.
(위에는 MBC 뉴스데스크 영상을 바로 보실 수 있게 링크를 걸어놨는데, 만약 영상 재생이 안 된다면 여기 링크로 접속하시면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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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를 건전지로 만드는 새로운 기술
수력 발전, 즉 물의 움직임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과정에 대해 들으면 우리는 너무 자연스럽게 거대한 댐(dam)을 생각하게 되죠. 미국 네바다주에 위치한 1936년에 완공된 후버댐(Hoover Dam)은 관광명소로도 유명해졌는데, 이러한 기존의 거대한 댐은 주변 생태계를 파괴한다는 지적을 많이 받아왔어요. 하지만 최근 세계 곳곳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수력 발전 프로젝트에는 다른 방식이 활용되고 있다고 하는데요, 그것은 바로 양수(揚水) 발전(pumped storage)이라고 해요.
양수 발전소는 두 개의 저수지를 사용하여 전기를 저장하고 발전하는 시스템인데, 전력 수요가 낮을 때 물을 높은 저수지로 펌핑하여 저장한 뒤, 전력 수요가 높을 때 물을 낮은 저수지로 내리면서 터빈을 돌리고 전력을 생산해요. 양수 발전소는 기존의 수자원과 높낮이 차이를 활용해서 건설하기 때문에 대규모 댐 건설에 비해 비용이 줄고, 거대한 저수지를 만들지 않기 때문에 생태계와 주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어요. 인공 저수지로 인한 메탄 같은 온실가스 배출이 크게 감소돼서 기후에 미치는 영향도 덜하다고 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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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 기사에 나온 그래픽. 위쪽 저수지가 배터리 역할을 하고, 전기 수요가 높아질 때 아래 저수지로 물을 내리며 전력을 생산하는 방식이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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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에너지 인프라 및 정책을 조사하고 분석하는 비영리 연구 기관인 글로벌 에너지 모니터가 이달 초 발표한 리포트에 따르면, 중국을 선두로 세계 곳곳에서 진행되는 양수 발전소 건설 계획 덕분에 국제 재생 에너지 기구 (International Renewable Energy Agency)가 2050년까지 전 세계 양수 발전 저장용량 목표인 420기가와트(GW)를 달성할 수 있을 거라고 전망했어요. 현재 양수 발전소는 탄소중립을 위해 더 확대돼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고, 풍력 발전 그리고 태양광 발전과 함께 지금처럼 석탄 같은 화석 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중요한 자산이 될 거라고 많은 전문가들이 주장하고 있어요.
현재 국내에서는 강원도 홍천, 경기도 포천, 충북 영동에서 새 양수 발전소 건설 계획을 갖고 있고, 경북 영양군과 봉화군에서도 양수 발전소 유치를 추진하고 있어요. 인구가 소멸하고 있는 국내 여러 지역에서 인구 증가와 일자리 창출을 기대하며 유치를 추진하고 있는데, 앞으로 더 많은 친환경적 발전 기술이 더 적극적으로 시행됐으면 좋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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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기후 위기보다 인류에게 더 위험할 수 있다?
지난 뉴스레터에서 소개해 드린 " 일상생활에서 AI를 활용하는 35가지 방법" 기억하시나요? 마당 정원을 계획하거나 엑셀 공식을 만드는 등 다양한 일상 속에서 AI가 함께할 수 있는 방법들을 소개해 드렸죠. 지난번에는 여러 방면으로 우리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AI에 대해 말씀드린 반면, 이번에는 AI의 위험에 대한 이야기를 소개해 드리고자 해요. 며칠 전 AI 세계를 뒤흔든 소식이 있었는데, 바로 "AI의 대부"로 불리는 제프리 힌턴 (Geoffrey Hinton) 캐나다 토론토대학교 교수가 10년 동안 몸담았던 구글에 사표를 냈다고 발표했어요.
1972년부터 인공지능을 공부한 힌턴 교수는 2013년 자신이 설립한 AI 업체 DNN리서치가 구글에 인수된 이후 구글의 인공지능 연구팀인 '구글 브레인' 소속으로 연구 활동을 이어왔는데요. 그는 그의 일부가 자신의 평생의 작업을 후회하기도 한다고 설명하면서, "내가 하지 않았다면 다른 누군가가 했을 것이라는 핑계를 대며 위로를 얻는다"라고 말했어요. 그는 "악의적인 목적으로 인공지능을 사용하는 것을 어떻게 막을 수 있을지 알기 어렵다"라며, 조직을 벗어나 자유롭게 AI의 위험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사표를 냈다고 설명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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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에 대해 경고하고자 구글에 사표를 낸 제프리 힌턴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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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퇴사 소식을 처음 알린 매체는 뉴욕타임스였는데, 저의 눈길을 사로잡은 기사는 그가 로이터와 했던 인터뷰였어요. "AI 선구자가 인공지능이 기후 변화보다 더 급박한 위협일 수 있다고 말했다"라는 제목의 기사였는데, 그는 인터뷰에서 AI와 기후 변화의 차이에 대해 설명했어요. "기후 변화와 관련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지 매우 쉽게 추천할 수 있다. 그냥 탄소를 태우는 것을 멈추면 된다"라고 설명한 힌턴 교수는 "AI는 전혀 무엇을 해야 할지 분명하지 않다"라고 말하며 AI가 인류에게 종말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공유했어요. 지난 4월, 일론 머스크를 포함한 천 명이 넘는의 IT와 AI 전문가들이 6개월 동안 AI 기술 개발을 중단하자고 성명을 냈었는데요. 힌턴 교수는 이 연구 중단에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발표했어요. "연구를 중단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다"라고 말한 그는 "이것이 종말적 위험이며 충분히 현실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지금 당장 매우 열심히 일해서 어떻게 대처할 수 있는지 알아내기 위해 많은 자원을 투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어요.
인공지능 기술이 점점 빠르게 발전하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더 커지고 있는 지금. 과연 우리 사회는 AI를 어떻게 다루고 관리해야 할까요? 우리에게 어떤 위험이 있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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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전 속에서 수십 명을 구한 두 대학생
지난 4월 중순, 이집트 남쪽에 위치한 아프리카 국가 수단에서 군벌 간 무력 충돌로 인해 내전이 발발했다는 소식 모두 들어보셨죠? 지난 25일 수단에서 한국 교민 28명이 무사히 서울에 도착했다는 뉴스도 여러 언론사를 통해 소개됐었죠. 바로 어제, 수단 정부군과 준군사조직 신속지원군(RSF)이 협상을 위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만났다는 소식이 전해졌어요. 권력을 위한 싸움이 일어날 때 무고한 시민들은 전쟁 속에서 공포에 떨고 있는데, 수단에서 낡은 차량으로 수십 명을 구한 두 대학생의 이야기가 세계를 감동시켰어요.
기계공학을 전공하는 대학교 4학년 학생인 하산 티브와(Hassan Tibwa) 그리고 사미 알-가다(Sami al-Gada)는 부업으로 택시 운전을 하고 있었는데, 내전이 발발한 지 5일째인 4월 19일에 택시를 요청하는 전화벨이 울렸다고 해요. 하지만 이 전화는 택시 호출이 아닌 긴급 구조 요청이었어요. UN의 고위 관계자인 40대 여성 한 명이 기관총이 장착된 트럭들로 둘러싸인 아파트 건물에 같혀, 물도 다 떨어지고 핸드폰 배터리도 5%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었다고 해요. 구조 요청을 차마 거절할 수 없었던 두 학생은 7년 동안 운전했던 도요타 세단의 시동을 걸고, 준군사조직 신속지원군이 운영하는 검문소를 통과하며 겨우 6킬로미터 거리를 한 시간 이상 걸려 넘어갔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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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전 발발 2일차, 수단의 수도 하르툼의 모습. 📸: Agence France-Press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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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여성을 만난 학생들은 임신한 여성을 빠르게 병원으로 이송해야 한다는 스토리를 지어내서 안전하게 검문소를 다시 통과했고, 난민 수용소에 그녀를 데려다준 그들은 더 많은 사람들이 갇혀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그 후 6일 동안 두 학생은 낡은 세단을 운전하며 최소 60명을 구출했는데, 그 과정 속에서 강도를 당하고 수갑을 채워져 처형 위협도 받았다고 해요. 그들은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 선생님, 르완다 외교관, 러시아 노동자, 그리고 케냐, 짐바브웨, 스웨덴, 미국 등 여러 국가 출신 UN 관계자들을 구출했다고 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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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들이 운행하는 택시 안에서. 왼쪽이 사미 알-가다(Sami al-Gada), 오른쪽이 하산 티브와(Hassan Tibw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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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동기로서 친구가 된 두 학생은 사업가 정신을 공유하며 다양한 사업을 시작했고, 하산 티브와는 주로 UN 관계자를 대상으로 한 택시를 운전해서 그들과 연결고리가 있었다고 해요. 티브와는 탄자니아 출신으로 아프리카 국제대학교 (International University of Africa) 공과대학에 장학금을 받아 공부하고 있었는데, 졸업 직전에 내전이 발발했다고 설명했어요. 알-가다는 수단 출신이지만 자동차 수리공이었던 아버지를 따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자란 후 같은 대학교에 진학하게 됐고요.
한 UN 관계자는 "그들을 위한 유일한 단어는 '영웅'이다"라고 말하며 "모든 혼란, 공포, 폭격에도 불구하고 사미와 하산이 와주었다"라고 말했어요. 우리는 먼 해외에서 내전 혹은 전쟁이 일어난다는 소식을 접하면 공감하기가 쉽지 않지만, 이렇게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접하면 이러한 물리적 갈등이 얼마나 끔찍한지를 전해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이번 기회를 통해 여러분도 수단에서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직접 검색해서 읽어보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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