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 총회에 맞춰 뉴욕을 찾은 세계 각국의 리더들, 제가 직접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안녕하세요, 우태영입니다.
여러분, 벌써 10월이란 사실이 믿기시나요? 12주만 지나면 크리스마스라는 사실을 확인하니, 올해는 또 언제 지나갔나 생각이 드네요. 아직 2020년도 제대로 마무리 못한 듯한 느낌은 저만 느껴지나요..?
정부는 어제(10월 1일) 0시 입국자부터 입국 후 PCR 검사 의무를 부여하지 않는다고 발표하며, 해외 입국자에 대한 코로나19 관련 제한 조치가 모두 사라졌습니다. 제가 이번 주말에 잠시 한국을 들릴 예정인데, 코로나 유행이 한창이던 2020년과 2021년에도 출입국을 여러 번 했던 저로서 아무런 방역 절차가 없는 인천공항에 도착하면 어떨지 궁금하네요.
오늘 뉴스레터는, 약 2주 전 뉴욕 시립대학교 (CUNY) Baruch College 창업 단체의 초청으로 학부생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던 저의 모습이 담긴 사진으로 시작합니다. 스타트업, 사업, 네트워킹 등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했는데, "사업가는 타고나는가, 배워서 되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저는 "타고나는 것이다"라고 답해서 장내가 술렁였던 기억이 나네요. 제가 왜 이렇게 생각하는지, 그리고 창업과 네트워킹 등에 대해 궁금하시다면 이번 주 토요일 (10/8)에 진행하는 #세상을공부하다 커피챗에 오셔서 함께 이야기 나눠요 :) 취소표가 몇 장 남아서 자리가 조금 남았으니 빨리 신청하셔야 합니다!
뉴스레터 첫 소식도 제가 직접 경험한 이야기로 시작해볼까 합니다. 함께 보시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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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리더들이 말하는 기후 위기
첫 번째 글은 제가 얼마 전 참석했던 행사와 관련한 이야기를 소개할까 해요. 지난 20일, 저는 뉴욕타임스가 주최하는 기후 컨퍼런스 Climate Forward에 참석했는데요, UN 총회를 위해 세계적인 리더들이 뉴욕에 모인 일정을 계기로 진행된 행사였어요. 파리기후협정으로부터 7년이 지났고, 기후 위기 대응의 마지노선으로 지정된 2030년이 8년 남은 지금, 세계 리더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행동을 하는지 공유하고자 만든 자리였죠. (아래 행사 사진은 모두 제가 직접 촬영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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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전 9시 첫 연사였던 🇺🇸앨 고어 전 부통령이 강연 막바지에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국제기구들의 노력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갑자기 언성을 높이며 “세계은행 총재는 기후 위기를 부정하고 있고, 현재 세계은행 리더십은 모두 교체되어야 한다”라고 강하게 주장했어요. 행사장은 조용해졌고, 뉴욕타임스 기자인 진행자가 “방금 부통령께서 하신 말씀은 세계은행 리더십의 교체가 필요하다는 현 정부를 향한 메시지였나요?”라고 묻자 그는 그렇다고 답했어요. 진행자는 “안 그래도 세계은행 총재가 오후에 오시는데 그때 여쭤봐야겠네요”라며 세션은 마무리됐고, 앨 고어 부통령은 행사장을 떠났고요.
오후 2시가 되자 🏦세계은행 총재와 🏦IMF 총재 그리고 🇧🇸바하마 총리가 함께한 패널이 시작됐고, 진행자는 가장 먼저 세계은행 총재에게 질문을 던졌어요: “오전에 앨 고어 부통령이 당신은 기후 위기를 부정하고 있고, 당신의 경질을 주장했습니다. 총재님은 기후 변화가 인간의 행동으로 인해 가속화되고 있다는 과학자들의 결론을 사실이라 믿으시나요?” 총재는 세계은행이 기후와 관련해서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들을 나열하며 즉답을 회피했고, 진행자는 서너 번 같은 질문을 반복했어요. “우리는 여러 가지 새로운 노력을 진행하고 있어요”라며 여전히 질문에 답을 안 하자 관객석에서도 “질문에 답하세요!”라고 외치기 시작했어요. 진행자가 “질문에 답할 마지막 기회를 드리겠습니다”라고 하니 그는 “저는 과학자가 아니어서…”라며 잘 모르겠다는 식으로 답을 피했어요. 답답한 표정의 진행자는 다른 질문으로 넘어갔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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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데이비드 겔레스 뉴욕타임스 기자, 필립 데이비스 바하마 총리,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 데이비드 맬패스 세계은행 총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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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시간 후, 현 🇺🇸대통령 기후 특사인 존 케리 전 국무장관이 무대에 올랐어요. 그의 연설이 끝나고 관객석에서 질문을 받는데, 마이크를 잡는 순간부터 범상치 않은 기운이 느껴진 인물이 일어섰어요. “OO신문 편집장입니다”라고 자신을 소개하고 그는 “장관님은 바이든 정부의 장관급 인사로서 정부의 대변인이십니다. 그렇다면, 장관님과 바이든 정부는 현 세계은행 총재가 적절한 인사라고 생각하십니까?” 이 순간, 행사장 곳곳에서 헉! 하는 소리가 들렸어요. 케리 장관은 “인사 결정은 오롯이 대통령의 권한이다”라며 즉답을 피했지만, 국제금융기구들의 개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어요.
(미국은 세계은행의 최대 주주이고, 총재는 이사회에 의해 선정되지만 지금까지 모두 미국 대통령의 추천을 받은 미국인이었어요. 2024년까지 임기가 남은 현 총재를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경질할 수는 없지만, 사임하도록 유도하거나 이사회를 통해 경질시킬 수는 있어요.)
세 명의 발언은 행사가 끝나기도 전에 이미 주요 언론에 기사화되었어요. 표현 하나하나가 국가 혹은 국제기구의 입장이 되는 이들은 얼마나 많은 시간을 들여 자신의 생각과 주장을 고민하고 정리할까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말 한마디가 전 세계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 위치에 서있는 이들이 무대에서 실시간으로 질문들에 답하는 모습을 보며 신기하면서도 언변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느꼈어요. 그리고 언론 기사를 통하지 않고, 현장에서 세계 리더들의 발언을 듣고 그들이 가진 힘을 체감하는 흥미로운 경험을 하고 왔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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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 최대 민주주의 국가의 운명이 달린 선거
위에 소개했던 행사에 참석했을 때, 미국 앨 고어 전 부통령은 "혹시 곧 선거가 다가온다는 사실을 제가 말했나요?"라는 말을 45분 안에 5번 언급했어요. 11월에 미국에서 치러지는 중간선거를 가리키며 한 말이었지만, 그는 세계 어디에서든 선거는 중요하다고 강조했어요. 지금 지켜보고 있는,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선거가 있냐는 질문에 그는 브라질 대선을 꼽았는데, 그 대선이 바로 오늘, 현지시간 2일(일요일)에 진행될 예정이에요.
공교롭게도 이번 선거에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현 대통령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전 대통령의 경쟁인데요, 내일 과반 득표한 후보가 없으면 1,2위 후보가 30일 예정인 결선을 펼칠 예정이에요. 보우소나루 현 대통령은 아마존 열대우림의 파괴를 주도한다는 비난을 받고 있고, 코로나19에 대해 검증되지 않은 약품 사용을 권장하고 브라질의 투표 시스템에 대한 불신감을 지속해서 드러냈어요. 룰라 전 대통령은 2003년부터 2010년까지 재임했었고 브라질의 급격한 경제성장을 이끌었지만, 2018년에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당했었죠. 하지만 2021년 브라질 대법원이 유죄 판결을 무효로 확정하며 재기할 수 있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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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우소나루 현 대통령은 아마존 열대우림을 더 개방해 채광 사업 기회를 확대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우고 있어요. 📸: Victor Moriyam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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룰라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 아마존 열대우림의 파괴를 최대 90% 줄일 수 있다고 과학자들이 예상했대요. 📸: 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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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우소나루 대통령은 환경 관련 규재들을 대거 완화하고, 아마존 열대우림을 채광 사업에 더 개방하고 총기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공약들을 내세웠어요. 룰라 전 대통령은 상류층의 세금을 높이고 최저임금을 올리겠다며 선거운동을 펼쳐왔고요. 이념 차이가 가장 극명하게 갈리는 이번 선거에 실제로 각 후보 지지자 사이에 폭행과 살인 사건까지 벌어졌대요. 현재 여론조사에는 룰라 전 대통령이 48%,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31%을 얻으며 큰 차이가 보이고 있고, 룰라 전 대통령의 1차 선거 승리를 예측하는 분위기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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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표 결과는 빠르면 한국시간 월요일(3일) 오전 9시쯤 나온다고 하니, 내일 오전에 역사적인 순간을 맞이하게 될 것 같네요. 다만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선거의 결과를 받아들이겠냐는 질문에 명확히 답하지 않고 부정선거의 가능성을 반복해서 언급하는 만큼 결과가 굳혀지더라도 빠른 승복은 없을 거라고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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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명이 넘게 사망한 축구 경기
오늘 오전 속보로 소식을 보신 분들도 계실 텐데, 한 인도네시아 축구 경기 이후 120명이 넘게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건이 보도됐어요. 홈 팀이었던 '아르마 FC'이 '페르세바야 수라바야' 팀에게 3대 2로 진 후, 패배에 흥분한 홈 관중 수천 명이 경기장 안으로 뛰어들고 상대편 응원단도 뛰어들어오며 경기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다고 해요. 이 과정에서 부상자가 나왔는지는 모르지만, 경찰이 이 상황을 진압하기 위해 최루탄을 쏘았고, 이에 따라 수백 명이 출구 쪽으로 달려가다 넘어지며 깔리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해요. (아래는 현장에서 촬영된 영상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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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통신은 127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보고했고, 지역 당국자는 압사와 질식 등으로 최소 120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어요. 이번 사고로 인해 인도네시아 축구협회는 1주일간 모든 리그 경기를 중단하기로 했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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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토요일(8일) 오후, 커피챗 함께해요!
벌써 16번째 뉴스레터를 쓰게 되었는데, 여러분께 더 유익하고 재미있는 소식을 전해드리고자 새로운 형식에 도전해 볼지 요즘 고민이 많습니다ㅎㅎ. 뉴스레터를 시작한 후 가장 즐거웠던 순간들이 구독자분들을 직접 만날 수 있는 기회들이었는데요, 이번 주 토요일(8일)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역삼역 6번 출구 앞 "제네베라 스페이스"에서 여러분과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커피챗 (coffee chat)을 진행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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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커피챗은 소규모로 여러분과 편안한 분위기에서 더 깊이 있는 이야기를 많이 나누고자 합니다 :)
공간도 너무 기대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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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착순 40명만 참석 가능하기에 지난주 공지가 나간 이후 매진이 됐지만, 일정상의 문제로 참석이 어려우신 분들이 몇 분 계셔서 아직 자리가 조금 남았습니다! 아래 버튼을 눌러서 이벤트 관련 내용 읽어주시고, 저와 뉴스레터에 대해 이야기도 나누고 여러분의 이야기도 공유할 수 있는 자리에 함께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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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뉴스레터 어떠셨나요? 여러분이 궁금하신 내용, 뉴스레터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시면 앞으로 반영하고 꾸준히 더 발전시키도록 노력하겠습니다!의견 남기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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